[프리랜서 일지] 8.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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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프리랜서 일지(完)
사람들은 보통 꿈을 이야기하며,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묻는다. 그런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한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무엇보다도 나는 이러한 질문이 어딘가 모순적이라 생각하는데, 하고 싶은 '일'이란 있기가 참 힘든 것이기 때문이다. 자아를 찾고, 다소 거시적인 미래를 내다보며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보통 '무엇을 하고 싶어?'라는 사회적 질문을 당연하게 수용한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다면 애초에 그 질문을 골똘히 생각해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해야 하는 '일'에 대해 생각해 보기를 추천한다. '일을 해야 한다면, 어떤 일을 할까? 내게 남은 시간이 1년이라면, 그 시간에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놀랍게도 자유와 욕구(하고 싶은 일)가 아닌 책..
[프리랜서 일지] 7. 계절과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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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프리랜서 일지(完)
벌써 여름이 다가오는 걸까. 봄은 언제부터 이렇게 짧아졌던 걸까. 아직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는 아니지만, 이른 아침 방 안으로 드는 햇살을 맞으며 커피를 마시고 있자니 몸에 열이 난다. 멀리서 바라보는 창 밖의 요원한 풍경들은 맑고, 고요하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세상은 평온하기만 하다. 가끔은 혼란스럽다. 아니, 꽤나 자주 혼란스럽다.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인지,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 있는 것인지. 그런 와중에 변화하는 계절은 내게 작은 확신과 위로를 준다. 꽃은 피고 지고, 나무는 자라고 죽으며, 계절풍 또한 불어왔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처럼 우리의 삶에도 저마다의 계절이 있어, 때로는 겨울에 가깝고, 때로는 봄 같을 것이며, 때로는 여름일 것이다. 계절 속의 다..
[프리랜서 일지] 4. 프리랜서로 성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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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프리랜서 일지(完)
성공이란 단어 성공이란 단어는 참 묘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는 역할에 따라 나름대로의 성공의 기준이 있기 마련인데, 이 기준이라 함은 보통 평균보다 더 나은 선에 도달함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관대히 말할 때는 평균 이상을, 엄격한 한국 사회에서는 상위 10% 정도를 성공의 범주 안에 넣는 것 같다). 재밌는 건 학생으로서 성공, 직장인으로서의 성공, 엄마로서의 성공, 남자 친구로서의 성공, 그리고 프리랜서로서의 성공에 이르기까지, 각 역할에 따라 성공의 기준은 제각기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프리랜서로서의 성공은 무엇을 의미할까? 프리랜서와 성공 앞서 프리랜서의 고충과 단점이라는 글에서 이야기 했듯, 프리랜서는 1. 고용 불안정(+수입 불안정) 2. 조직의 부재 3. 성장 경험의 부재와 같은 문..
[프리랜서 일지] 1.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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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프리랜서 일지(完)
서울로 다시 올라온지도 벌써 한 달이 넘게 지났다. 휑하던 자취방에 몇 가지 필수적인 가구들을 들여놨고, 낯설기만 했던 동네도 조금씩 익숙해져 가고 있다. 내가 사는 곳은 큰 창문이 있는 복층 오피스텔인데, 사실 월세나 관리비가 저렴하지는 않은 곳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곳을 꼭 오고 싶어 했던 이유는 큰 창문으로 드는 햇살과 분리된 작업 공간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만의 햇살과 공간을 갖는 일은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내게는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그렇게 아침마다 햇살을 맞으며 눈을 뜰 수 있다는 것은 비록 피곤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행복한 일이다. 겨울이 지나간다. 따뜻한 봄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계절의 온기는 삶에 온기를 더해준다.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고개를 들어 새싹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