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10편. 워킹홀리데이와 글쓰기를 마치며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10편. 워킹홀리데이와 글쓰기를 마치며 내 청춘의 두 번째 워킹홀리데이가 끝났다. 첫 번째 워킹홀리데이는 스물 넷에 떠났던 영국이었다. 이후 대학에 복학해 졸업을 했고, 스물 일곱의 나이로 호주 땅을 밟았다. 막막했던 거 같다. 취업은 해야 할 거 같은데, 어디에, 어떻게 취업을 해야 좋을지 몰랐던 거 같다. 어쩌면 영국 워킹홀리데이 때의 자유로운 경험을 떠올리며 또 다시 그저 여행이 하고 싶었던 거 같기도 하다. 이제는 3년이 넘게 지난 일이라 그때의 심정이 가물가물하다. 한번쯤 글을 써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각 잡고, 목차 잡고 써보려 했지만 단편적인 사진과 몇 글에 의지해 글을 적는 게 그리 쉽지는 않았다. 1편부터 5편까지는 처음부터 새로 썼지만, 후반부 여행 기록들은 ..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8편. 타즈매니아 도버의 연어 공장 이야기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8편. 타즈매니아 도버의 연어 공장 이야기 두 번의 여행을 마치고 휴온빌에 있는 리틀 데빌 백패커스에 또 다시 돌아왔다. 백패커스에서 나와 조금 걷다보면 휴온빌이 내려다 보이는 동산이 있는데, 일을 시작하게 되기 전까지 자주 오르곤 했다. 아, 지난 번에 연어 공장 면접을 통과했고 인덕션을 거친 후 이제 일을 시작하게 됐다. 문제는 휴온빌이 아니라 도버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었고, 그래서 차를 사야한다는 것이었다. 근 1달 간의 여행과 1달 간의 흥청망청으로 모아 놓은 돈은 반토막이 나 있었다. 차를 사야 했는데 운전 경험이 많지 않은 것은 둘째치고, 새롭게 구한 집 디파짓을 내고 나면 돈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걸어 가거나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는 거리와 지형이 전..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7편. 타즈매니아 오버랜드 트래킹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7편. 타즈매니아 오버랜드 트래킹 도보 여행을 일찍 마치게 된 이유는 멜버른을 떠나며 지원해둔 이력서를 보고 공장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기 때문이었다. 그게 뭐라고, 나와 J는 무척 기뻐했고 일정을 중단하고 휴온빌의 백패커스로 다시 돌아왔다. 휴온빌로 돌아온 다음 날 인터뷰를 보고 나니 결과가 나오기 까지 또 1주일 가량 시간이 비었다. 뭘 할까 하다가, 타즈매니아에 세계 3대 트래킹 코스가 있다고 하여 J와 함께 떠나기로 했다. 요 며칠 간의 도보 여행으로 걷는데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어 있을 때였다. 물론, 산에서의 7일간의 트레킹은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다음은 트레킹을 하며 적었던 글들을 바탕으로 적은 트레킹 이야기다. 오버랜드 트래킹 1일차: Lake St. Clar -..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5편. 타즈매니아 여행을 준비하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5편. 타즈매니아 여행을 준비하다 타일 일을 그만두고서 신기했건건 잃어버렸던 아니, 잃어버린 줄도 몰랐던 몸의 감각들이 되살아 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고작 3개월 가량 타일 데모도 일을 했는데 이 모양이었으니 아마 좀 더 무리했다면 몸이 망가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주 5일, 하루 8-9 시간을 일한 셈이니 나름 고강도기는 했다. 물론 이를 평생 업으로 삼고 하시는 분들도 있으니 이건 그냥 엄살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함께 일하는 형님과 사장님이 좋으신 분들이라 그런 힘듦을 감수하고도 충분히 일 할만 했다. 백수가 되어 맞는 멜버른의 아침 햇살은 아름다웠고 그간 좀 모아놓은 돈도 있다보니 삶이란 게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했다. 구글 맵을 켜고 안 가본 ..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4편.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멜버른의 데모도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4편.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멜버른의 데모도 일주일간 머물렀던 시드니를 떠나 멜버른으로 가는 기차에 올랐다. 시드니에서 머물 생각이 없지는 않았지만, 멜버른에 가게 된 이유는 이곳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2015년, 영국의 매거진 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멜버른을 선정했다. 도시 경제가 안정적이고, 문화 수준도 높고 환경도 좋고 교육, 인프라도 잘 되어 있다고 무려 100점 만점 97.5점을 멜버른에 준 것이다. 물론, 그건 나처럼 이주 노동자가 아닌 자본이 어느 정도 있는 이들에게나 해당되는 말이었지만, 그때는 내게도 뭔가 콩고물이 떨어지는 게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멜버른은 시드니보다 여유롭고, 무..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3편. 워홀을 가는 이유와 워홀러라는 신분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3편. 워홀을 가는 이유와 워홀러라는 신분 해마다 수많은 이들이 워킹홀리데이를 떠난다. 한국 뿐만이 아니다. 참가자 모집에 제한을 두지 않는 호주에는 매년 20여만 명의 청춘들이 몰려든다. 비자 발급 순위를 보면 영국, 독일, 프랑스, 한국, 대만, 일본 등의 순서인데, 이 여섯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70퍼센트가 넘는다. 이들은 과연 어떤 목적으로 워킹홀리데이를 올까? 글쎄. 모든 이들을 인터뷰 해보지 않아 다음의 대답으로 한정지을 수 없겠지만, 이제껏 만났던 워홀러들과 또 이름 모를 이들이 남겼던 여러 블로그를 보면서 생각해 본 결과 호주 워킹홀리데이의 목적은 크게 다음 다섯 가지 정도가 아닐까 싶다. 1. 여행: 넓은 땅 호주를 여행하러 온다. 호주 내 여러 지역을 옮..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2편. 브리즈번을 지나 어느 산골 마을로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2편. 브리즈번을 지나 어느 산골 마을로 한국을 떠나 호주에서 처음으로 발을 내디딘 곳은 브리즈번이었다. 한국에서 미리 연락을 해뒀던 에어비엔비에 찾아갔다. 시내의 한 카페에서 일하는 동유럽 출신 여자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바깥 날씨는 조금 무더웠고, 방 안에는 에어컨이 없었지만 방 규모에 비해 꽤나 큰 선풍기 한대로 그럭저럭 지낼만한 곳이었다. 이곳에서 나는 피터와 이메일을 주고 받고 있었다. 피터는 어느 산골 마을에 있는 공동체에서 살고 있었다. 갑자기 왠 산골 마을에 공동체냐 싶겠지만, 그곳에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대안 공동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에서 떠나오기 전부터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터였다. 마을은 브리즈번에서 몇 시간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곳에 있었다. 아주..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1편. 내가 호주로 떠난 이유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1편. 내가 호주로 떠난 이유 텅 빈 자기소개서란에서 커서가 깜빡거리고 있다. 뭐라도 좀 써보라는 거 같은데, 난 쓸 말이 없다. 그렇다고 아무 말도 안 쓰고 버텨보자니 인생이 별안간 허공에 붕 떠버린다. 대학을 졸업했으니 이제 돈을 벌어야 하는데, 그러니까 회사에 들어가야 하는데, 나같이 뭘 하고 싶은지도 잘 모르는 놈을 받아줄 얼간이 같은 회사는 아마 없을 터였다. 그래도 날마다 가슴에 담이 하나씩 쌓이는 듯한 압박감을 어쩔 수가 없어서 아침에 일어나면 컴퓨터를 켜고 자판을 두들겨 보지만, 결국 마음에도 없는 헛소리들이었다. 뭘 하고 싶은데?라는 질문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다 보니 꼭 뭘 해야하나? 나 참,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을 대놓고 주면서도 전혀 그렇지 않게 보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