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책 읽고 쓰기

    모리야 도모타카 ‹일을 잘 맡기는 기술›

    일을 '잘' 맡긴다는 건, 참 쉽지 않은 일인 거 같다. 특히나 결과물에 대한 정답이 없는 경우에는 더욱. 책을 읽으며 '함께 일하는 팀원들과의 좋은 관계를 맺는 방법 또한 일 바깥에서 맺는 인간 관계에서와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일로 만난 사이라 하더라도, 일만 하고 마는 것은 아니니까. 돈을 주니까, 또는 받으니까 일을 시키고 또 그저 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넓은 관점에서 사람과 조직을 바라봐야 함을 알게 되었다.일을 맡기기 전에 알아야 할 사항팀원의 능력 이해: 팀원 각자의 능력과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업무를 맡기는 것이 중요하다.명확한 커뮤니케이션: 일을 맡길 때는 기대하는 결과와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지속적인 지원과 피드백: 일을 ..


    앨릭스 코브 ‹우울할 땐 뇌 과학›

    요즘 걸으면서 오디오북을 듣고 있다. 이번에 선택한 책은 앨릭스 코브 저 ‹우울할 땐 뇌 과학›이다. 저자는 15년간 우울증을 연구해왔다. 사람들은 왜 우울증에 걸릴까? 저자는 그 이유와 극복 방법을 '뇌 과학'의 관점에서 알려준다. 우울증과 뇌의 관계 우울증은 단순히 '기분이 안 좋은 상태'가 아니라, 뇌의 화학적 및 구조적 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특히, 우울증은 생각을 담당하는 '전전두피질'과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 사이의 상호작용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 이 두 부분의 균형이 깨지면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뇌와 신경가소성 신경가소성은 뇌가 경험에 따라 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는 우울증을 극복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개념인데, 일상적인 생활 습관, 생각, 감정..


    모건 하우절 ‹돈의 심리학›

    돈, 돈, 돈. 어딜 가나 돈 얘기 뿐인 이 세상에서 돈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 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들이 쏟아지는 시대에서 '돈의 심리학'을 살펴보는 일. 허허. 그러나 모건 하우절이 쓴 돈의 심리학은 사실 돈에게 있을리 없는 심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돈에 관한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이야기 한다. 투기와 거품, 호황이라는 짧고도 다이나믹한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자본주의 시대. 이러한 시대에 부자가 되는 일은 사실은 조금 부끄러운 일이다만, 이를 조금 더 세분화하여 1) 단순히 돈을 많이 버는 일과 2) 돈을 벌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잘 구분할 수 있다면야. 돈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임을 잊지 않는다면야. 인상 깊었던 구절은 '당신이 페라리를..


    애나 렘키 ‹도파미네이션›

    쾌락 과잉의 시대. 도파민에 중독되어 사는 사람들. 사람들이 무언가에 중독되는 이유는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도파민' 때문. 풍요로운 현대에는 물건, 음식, 뉴스, 도박, 쇼핑, 게임, SNS 등 수많은 도파민 자극제들이 널려있음.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한 도파민의 유혹. 그런데 한 가지 신기한 사실은 우리의 뇌는 '쾌락'과 '고통'을 같은 곳에서 처리한다는 것. 쾌락만을 추구한다면 결국 고통스러워진다는 역설을 아는가? 어느 임계점을 넘으면 더이상 어떠한 쾌락도 느끼지 못하는 고통스러운 중독 상태에 빠지게 됨. 반면, 일정량의 고통은 오히려 쾌락을 가져다 주기도 함. 중독에서 회복하려면 '절제'와 '균형'이 필요함. 중독을 치료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나 약물 치료 보다는 솔직하게 자신의 상태를 인정하는..


    버지니아 사티어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

    나는 부모라는 역할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복잡하며, 걱정도 많이 따르고, 땀과 피를 쏟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궁극의 인내, 상식, 헌신, 유머, 기교, 사랑, 지혜, 인식력, 지식이 필요하다. 동시에 부모는 새롭고 특별한 한 인간에게 따르고 싶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보람 있고 기쁜 역할이기도 하다. 아이가 초롱초롱 눈을 반짝이며 “세상에서 엄마 아빠가 최고예요!”라고 말할 때 가슴이 터질 듯 벅차오르지 않았던가. 그래서 우리에겐 ‘가족 청사진’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지 미리 그려봐야 한다는 뜻이다. (...) 나는 자존감을 발달시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아로 가는 길이라고 믿는다. 이것은 가정이 해야 할 일이다.


    러셀 로버츠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

    살다보면 답이 없는 순간을 맞이할 때가 있다. 결혼을 해야 할까? 아이는 낳는 게 좋을까? 나에게 맞는 일은? 이 일을 계속하는 게 맞을까? 공리주의와 자본주의 사고에 익숙한 현대인들은 이해득실을 논리적으로 따져보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우리가 정말로 모든 상황들을 '객관적'으로 잘 고려할 수 있을까? 경험적으로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때로는 후회하게 될 선택일 수 있지만, 우리는 종종 이런 말을 한다. “그래서 이직했는데 실수였더라고.” “결혼하자고 했는데 실수였어.” “로스쿨에 들어갔는데 실수였어.” 하지만 이 중에 진짜 실수는 없다. 실수란 안초비를 싫어하면서 안초비가 들어간 피자를 계속해서 주문하는 것이다. 실수란 파렴치한 인간인 것을 알면서도 그를 신뢰하는 것이다. 자신만의 선택의 기준을 정..


    안보윤 ‹애도의 방식›

    오랜만에 묵직한 단편을 읽었다. 안보윤 작가의 ‹애도의 방식›. 24회 이효석 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은 학교 폭력 피해자인 동주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동주는 승규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한다. 어느날 승규는 동주를 폭행하다 사고로 공사장에서 떨어져 생을 달리한다. 한순간의 사고로 잠재적 가해자가 된 동주는 승규와 그들의 가족에게 어떠한 애도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애도가 왜 갑자기 그의 몫이 된 것일까. -- 나는 나무문을 밀고 나와 오픈 팻말을 뒤집어놓은 뒤 퇴근한다. 터미널 안은 온통 캄캄하다. 터미널 밖도 캄캄한 건 마찬가지다. 나는 가로등 아래 빛이 고인 지점만 골라 밟으며 우산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훔쳤던 좋은 것, 내 손을 마주 잡고 은근한 온기를 전해주던 길이 든 가죽에 대해 생각한다. ..


    존 버거 ‹A가 X에게›

    희망과 기대 사이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어요. 처음에는 그저 지속되는 시간에서만 차이가 있는 줄 알았죠. 희망이 좀더 멀리 있는 일을 기다리는 거라고 말이에요.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어요. 기대는 몸이 하는 거고 희망은 영혼이 하는 거였어요. 그게 차이점이랍니다. 그 둘은 서로 교류하고, 서로를 자극하고 달래주지만 각자 꾸는 꿈은 달라요. 내가 알게 된 건 그뿐이 아니에요. 몸이 하는 기대도 그 어떤 희망만큼 오래 지속될 수 있어요. 당신을 기다리는 나의 기대처럼요. (...) 나는 당신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어요! 그리고 나는 당신의 친구는 아니죠. 나는 당신의 여인이에요. 당신에게 말해 주고 싶은 것이 있어요. 덧없는 것은 영원한 것의 반대말이 아니에요. 영원한 것의 반대말은 잊히는 것이죠. 잊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