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프리랜서 일지(完)

    [프리랜서 일지] 8.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

    사람들은 보통 꿈을 이야기하며,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묻는다. 그런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한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무엇보다도 나는 이러한 질문이 어딘가 모순적이라 생각하는데, 하고 싶은 '일'이란 있기가 참 힘든 것이기 때문이다. 자아를 찾고, 다소 거시적인 미래를 내다보며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보통 '무엇을 하고 싶어?'라는 사회적 질문을 당연하게 수용한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다면 애초에 그 질문을 골똘히 생각해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해야 하는 '일'에 대해 생각해 보기를 추천한다. '일을 해야 한다면, 어떤 일을 할까? 내게 남은 시간이 1년이라면, 그 시간에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놀랍게도 자유와 욕구(하고 싶은 일)가 아닌 책..


    [프리랜서 일지] 7. 계절과 프리랜서

    벌써 여름이 다가오는 걸까. 봄은 언제부터 이렇게 짧아졌던 걸까. 아직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는 아니지만, 이른 아침 방 안으로 드는 햇살을 맞으며 커피를 마시고 있자니 몸에 열이 난다. 멀리서 바라보는 창 밖의 요원한 풍경들은 맑고, 고요하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세상은 평온하기만 하다. 가끔은 혼란스럽다. 아니, 꽤나 자주 혼란스럽다.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인지,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 있는 것인지. 그런 와중에 변화하는 계절은 내게 작은 확신과 위로를 준다. 꽃은 피고 지고, 나무는 자라고 죽으며, 계절풍 또한 불어왔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처럼 우리의 삶에도 저마다의 계절이 있어, 때로는 겨울에 가깝고, 때로는 봄 같을 것이며, 때로는 여름일 것이다. 계절 속의 다..


    [프리랜서 일지] 6. 이번 달엔 무엇을 했을까?

    2021년 4월이 지났다. 다음과 같은 것들을 했다. 쇼핑몰 런칭 준비 새로운 블로그 마케팅 및 세일즈 사진 촬영과 영어, 개발 공부 그리고 번역 간략한 후기들을 남겨본다. 먼저, 쇼핑몰 런칭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현재 웹사이트는 거의 만든 상태이고, 마지막 홍보와 마케팅이 남았는데 친구와 둘이서 이 모든 걸 해낸다는 게 버겁기도 하다. 과연, 물건이 얼마나 잘 팔릴 수 있을까? 어서 시장의 반응을 보고 싶다. 새로운 블로그에서 마케팅과 세일즈를 하고 있다. 생각보다 잘 풀려서 꽤나 괜찮은 수익을 내고 있다. 새롭게 알아가는 지식들을 정리하는 곳이라 나 또한 글을 작성하며 많이 배우고, 또 이를 공유하며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니 좋은 거 같다. 프리랜서의 장점이자 단점은 결과에 대한 보상에 하한선과 ..


    [프리랜서 일지] 5. 프로젝트 100 후기: 습관과 꾸준함의 힘

    요즘 나는 매일 세 가지 일을 얼굴도 모르는 이들과 함께 하는 온라인 습관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카카오에서 제공하는 이라는 플랫폼을 통해서인데, 참여자들은 각 프로젝트마다 1만원의 예치금을 지불하고 참여권을 얻는다. 이후, 100일 간의 목표 달성 시 1만원를 다시 돌려 받고, 그렇지 못할 경우 카카오가 이를 실제 기부금으로 활용하게 되는 방식의 프로젝트다. 그렇게 내가 3만원을 내고 가입한 모임은 1. 사진으로 하루를 기록하고, 2. 매일 영어 원서를 필사하고, 3. 개발을 공부하는 모임이다. 시작한지 10일 차에 접어든 오늘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인증을 마쳤는데, 이 짧고도 긴 기간 동안 습관을 만드는 일이 얼마나 쉽지 않은지를, 그래서 한 번 만들어진 습관은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를 몸..


    [프리랜서 일지] 4. 프리랜서로 성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성공이란 단어 성공이란 단어는 참 묘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는 역할에 따라 나름대로의 성공의 기준이 있기 마련인데, 이 기준이라 함은 보통 평균보다 더 나은 선에 도달함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관대히 말할 때는 평균 이상을, 엄격한 한국 사회에서는 상위 10% 정도를 성공의 범주 안에 넣는 것 같다). 재밌는 건 학생으로서 성공, 직장인으로서의 성공, 엄마로서의 성공, 남자 친구로서의 성공, 그리고 프리랜서로서의 성공에 이르기까지, 각 역할에 따라 성공의 기준은 제각기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프리랜서로서의 성공은 무엇을 의미할까? 프리랜서와 성공 앞서 프리랜서의 고충과 단점이라는 글에서 이야기 했듯, 프리랜서는 1. 고용 불안정(+수입 불안정) 2. 조직의 부재 3. 성장 경험의 부재와 같은 문..


    [프리랜서 일지] 3. 프리랜서의 고충과 단점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는 인간에게는 생존, 안전, 소속, 존경, 자아 실현이라는 다섯 단계의 욕구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프리랜서인 나는 뭐랄까. 마치 중간의 욕구 충족들은 건너뛰고 생리적, 자아 실현의 욕구만이 충족되어 있는 느낌이다. 오늘은 프리랜서로서의 고충과 단점에 대해 글을 써보려 한다. 앞서 말했듯, 프리랜서의 고충과 단점은 앞서 말한 안전, 소속, 존경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다는 점인데,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1. 고용 불안정성과 2. 조직의 부재 3. 성장 경험의 부재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다. 1. 고용 불안정성 사실 요즘에서야 돈 잘 버는 프리랜서들이 몇 생겨나며 프리랜서를 지향(?)하기도 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불과 몇 년 전만해도 프리랜서는 비정규직 무계약 노동자와 ..


    [프리랜서 일지] 2. 나름 괜찮은 프리랜서의 하루

    오늘은 프리랜서의 하루, 보다 정확하게는 나의 하루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오고 나서 생활 패턴이 조금 바뀌었다. 원래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그리 건강하지 못한(?) 패턴을 갖고 있었는데, 요즘에는 저녁 12시에서 1시 사이에 자고 아침 8시에서 9시 정도에 일어나는 나름 건강한(?) 패턴을 갖게 되었다. 사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늦게 일어나는 것보다 건강한 이유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이게 다, 바깥에서 들어오는 환한 빛 때문이다. 아무리 늦게 자더라도 해가 뜨기 때문에 8시 근방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이렇게 일어나는 시간이 정해지다 보니 자연스레 잠자는 시간도 어느 정도 규칙적이게 되는 예기치 않은 수면-기상 패턴이 생겼다. 사실 프리랜서가 정해진 시간 일..


    [프리랜서 일지] 1. 새로운 시작

    서울로 다시 올라온지도 벌써 한 달이 넘게 지났다. 휑하던 자취방에 몇 가지 필수적인 가구들을 들여놨고, 낯설기만 했던 동네도 조금씩 익숙해져 가고 있다. 내가 사는 곳은 큰 창문이 있는 복층 오피스텔인데, 사실 월세나 관리비가 저렴하지는 않은 곳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곳을 꼭 오고 싶어 했던 이유는 큰 창문으로 드는 햇살과 분리된 작업 공간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만의 햇살과 공간을 갖는 일은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내게는 무척이나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그렇게 아침마다 햇살을 맞으며 눈을 뜰 수 있다는 것은 비록 피곤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행복한 일이다. 겨울이 지나간다. 따뜻한 봄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계절의 온기는 삶에 온기를 더해준다.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고개를 들어 새싹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