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사진

    흑백 사진 ⏐ 56 ⏐ 일상 에세이

    흑백 사진을 좋아했다. 색상에 반응하느라 제대로 보지 못했던 피사체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것이 좋았다. 그것이 사물이든, 사람이든, 풍경이든. 흑백에 담긴 세계는 흥미로웠다. 그럴리 없었겠지만 세상이란 것을 조금 더 제대로 보는 느낌이었고, 본질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에 조금 더 가까워지는 듯 했다. 카메라를 하나 들고 발길 닿는 대로 걷기를 좋아했던 나는 남들이 다 아는 핫플레이스가 아니라 힙한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후미진 골목과 인기척 없는 뒷산에 오르곤 했다. 그렇게 몇 시간을 걷다가 집으로 돌아온 날에는 수 십 장의 고요한 흑백 사진이 메모리 카드에 가득 차 있었다. 흑백 사진을 찍으면서 알게 된 건 검정은 단순한 검정이 아니고, 하양은 단순한 하양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어둠은 단순한 어둠이..


    로버트 아담스: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했던 사진가

    로버트 아담스는 1960년대 후반부터 변화하는 미서부 교외의 집과 외딴 고속도로, 변화하는 길, 해변, 쇼핑하는 사람들을 담았다. 그의 흑백 사진과 글들은 인간과 자연 환경의 복잡한 관계와 인간과 자연 사이의 일종의 긴장을 탐구한다. 아담스는 쉽게 간과되곤 하는 일상적인 것들을 사진으로 담는다. 로버트 아담스의 간략한 생애 1940년대 아담스는 천식을 앓기 시작했는데, 이 때문에 그의 가족들은 그의 건강을 위해 메디슨, 위스콘신, 콜로라도로 옮겨 다녔다고 한다. 지병을 앓았지만 아담스는 매우 활동적인 성격이었고, 어린 시절 자연 속을 많이 돌아다녔던 그의 경험은 훗날 그의 사진에 영향을 줬다. 아담스는 1969년 MoMA의 관장인 존 스자르코프스키(John Szarkowski)를 만난다. 존 스자르코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