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홀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7편. 타즈매니아 오버랜드 트래킹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7편. 타즈매니아 오버랜드 트래킹 도보 여행을 일찍 마치게 된 이유는 멜버른을 떠나며 지원해둔 이력서를 보고 공장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기 때문이었다. 그게 뭐라고, 나와 J는 무척 기뻐했고 일정을 중단하고 휴온빌의 백패커스로 다시 돌아왔다. 휴온빌로 돌아온 다음 날 인터뷰를 보고 나니 결과가 나오기 까지 또 1주일 가량 시간이 비었다. 뭘 할까 하다가, 타즈매니아에 세계 3대 트래킹 코스가 있다고 하여 J와 함께 떠나기로 했다. 요 며칠 간의 도보 여행으로 걷는데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어 있을 때였다. 물론, 산에서의 7일간의 트레킹은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다음은 트레킹을 하며 적었던 글들을 바탕으로 적은 트레킹 이야기다. 오버랜드 트래킹 1일차: Lake St. Clar -..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5편. 타즈매니아 여행을 준비하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5편. 타즈매니아 여행을 준비하다 타일 일을 그만두고서 신기했건건 잃어버렸던 아니, 잃어버린 줄도 몰랐던 몸의 감각들이 되살아 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고작 3개월 가량 타일 데모도 일을 했는데 이 모양이었으니 아마 좀 더 무리했다면 몸이 망가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주 5일, 하루 8-9 시간을 일한 셈이니 나름 고강도기는 했다. 물론 이를 평생 업으로 삼고 하시는 분들도 있으니 이건 그냥 엄살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함께 일하는 형님과 사장님이 좋으신 분들이라 그런 힘듦을 감수하고도 충분히 일 할만 했다. 백수가 되어 맞는 멜버른의 아침 햇살은 아름다웠고 그간 좀 모아놓은 돈도 있다보니 삶이란 게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했다. 구글 맵을 켜고 안 가본 ..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4편.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멜버른의 데모도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4편.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멜버른의 데모도 일주일간 머물렀던 시드니를 떠나 멜버른으로 가는 기차에 올랐다. 시드니에서 머물 생각이 없지는 않았지만, 멜버른에 가게 된 이유는 이곳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2015년, 영국의 매거진 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멜버른을 선정했다. 도시 경제가 안정적이고, 문화 수준도 높고 환경도 좋고 교육, 인프라도 잘 되어 있다고 무려 100점 만점 97.5점을 멜버른에 준 것이다. 물론, 그건 나처럼 이주 노동자가 아닌 자본이 어느 정도 있는 이들에게나 해당되는 말이었지만, 그때는 내게도 뭔가 콩고물이 떨어지는 게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멜버른은 시드니보다 여유롭고, 무..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2편. 브리즈번을 지나 어느 산골 마을로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2편. 브리즈번을 지나 어느 산골 마을로 한국을 떠나 호주에서 처음으로 발을 내디딘 곳은 브리즈번이었다. 한국에서 미리 연락을 해뒀던 에어비엔비에 찾아갔다. 시내의 한 카페에서 일하는 동유럽 출신 여자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바깥 날씨는 조금 무더웠고, 방 안에는 에어컨이 없었지만 방 규모에 비해 꽤나 큰 선풍기 한대로 그럭저럭 지낼만한 곳이었다. 이곳에서 나는 피터와 이메일을 주고 받고 있었다. 피터는 어느 산골 마을에 있는 공동체에서 살고 있었다. 갑자기 왠 산골 마을에 공동체냐 싶겠지만, 그곳에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대안 공동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에서 떠나오기 전부터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터였다. 마을은 브리즈번에서 몇 시간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곳에 있었다. 아주..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1편. 내가 호주로 떠난 이유

    호주 워킹홀리데이 후기: 1편. 내가 호주로 떠난 이유 텅 빈 자기소개서란에서 커서가 깜빡거리고 있다. 뭐라도 좀 써보라는 거 같은데, 난 쓸 말이 없다. 그렇다고 아무 말도 안 쓰고 버텨보자니 인생이 별안간 허공에 붕 떠버린다. 대학을 졸업했으니 이제 돈을 벌어야 하는데, 그러니까 회사에 들어가야 하는데, 나같이 뭘 하고 싶은지도 잘 모르는 놈을 받아줄 얼간이 같은 회사는 아마 없을 터였다. 그래도 날마다 가슴에 담이 하나씩 쌓이는 듯한 압박감을 어쩔 수가 없어서 아침에 일어나면 컴퓨터를 켜고 자판을 두들겨 보지만, 결국 마음에도 없는 헛소리들이었다. 뭘 하고 싶은데?라는 질문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다 보니 꼭 뭘 해야하나? 나 참,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을 대놓고 주면서도 전혀 그렇지 않게 보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