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프롬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의 도피> : 인상 깊은 문단과 짧은 생각들

    1 개인의 자유, 하면 흔히 책임을 떠올리지만 이는 시스템이 개인의 자유를 통제하는 방식 일 뿐, 실은 자유와 가장 가까운 단어는 불안이다. 그런데 왜 자유하면, 자꾸만 책임을 이야기 할까. 그건, 이 시대가 성과지향 시대이기 때문이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모든 것이 실패로 여겨지는 시스템은 권력을 따라 그 책임을 개인의 문제로 환원시키며, 이는 한편으로 자유로웠다 할 수 있는 개인의 선택을 자책하는 일로 이어진다. 그러니까 내가 나의 자유로운 뜻을 따라 무언가를 자유롭게 택했을 때, 성과를 낼 수 없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와 같은 말은 보통 실패했다면?이 된다) 하는 압박과 함께 책임이란 단어가 슬며시 등장하는 것이다. 자유를 이야기 할 때 책임은, 자유를 위한 필요조건이라기 보다는 자유의 결과를..


    마리 루티 <하버드 사랑학 수업> : 더 성숙한 사랑을 하고 싶다면

    연애 그리고 밀당 많은 연애 지침서들은 진심을 숨기고, ‘밀당’ 게임에 열중하라 부추긴다. 한동안 국내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존 그레이의 책 는 이러한 ‘경직된 사고’를 초래한 대표적인 경우였다. 마리 루티는 ‘사랑에 대한 왜곡된 인식은 남녀 관계나 연애에 관해 우리가 물려받은 경직된 사고’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남자와 여자 남녀가 현격히 다른 존재라는 주장은 대게 근거없는 생물학적 특성에서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나 (아주 쉬운 예지만) 동성 간의 차이가 남녀 간의 차이보다 큰 경우도 많다. 무엇보다도 성의 차이는 통치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마리 루티는 ‘성별에 따른 지침이 우리 문화에 너무 만연해 있어서 누구도 이를 피해가지 못하는 것뿐’이라고 지적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시몬느 드 보부아르가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