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청 ‹역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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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로 처음 알게 된 자청이 쓴 책 ‹역행자›를 읽었다. 글을 읽으며 자청이란 사람은 메타인지가 뛰어나고 자기 객관화가 잘 된 사람이라고 느꼈다.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며 실천하는 사람들은 언젠가는 분명 성공한다. 책 내용이 엄청나게 새로운 것은 아니다만 기존의 자기개발 서적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동기 부여를 해준다. 책 속에서 등장하는 주장들이 개념화 및 단어화가 잘 되어 욕망을 잘 충족시켜주는 듯. 책 속에 나오는 개념들을 살짝 정리해둔다. 1단계: 무의식의 해체 자신의 생각 속에 자신을 가두지 말 것. 안되는 건 없다. 나도 할 수 있다.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자신을 잘 관찰할 것. 이후 발견한 사실을 인정하고 변화시킬 포인트로 삼을 것. 2단계: 정체성 만들기 월 1억을 버는 사람이라는 정체..
강이슬 ‹새드 엔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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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슬 작가의 ‹새드 엔딩은 없다›는 가볍고 유쾌한 문제로 쓰여 읽기 편했다. 가난하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작가의 마음가짐이 돋보였다.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인거 같았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남는다. 대부분의 일에 ‘그냥 그런 거야’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거 같아서. 분명 힘들어 보였는데 너무 애써서 그것들을 돌파하려는 모습이 조금 안쓰럽기도 했다. 어떻게든 새드 엔딩을 만들지 않으려는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서글펐다. 그치만 유머와 유쾌함은 많은 경우에 좋은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문제는 이거야’라고 정확하게 지적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있고, 아무런 생각 없이 이기적으로 혼자서만 잘 살 궁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각박한 세..
아날로그의 반격: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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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와 디지털 정서와 관련된 모든 단어가 아날로그 영역에 있었어요. 반면에 디지털 영역은 모두 완벽함과 속도에 관한 단어들이었지요. (...) 모두들 디지털이 아날로그를 소멸시킬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갑자기 사람들이 필름만의 느낌을 그리워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 사람들은 디지털 사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화질이라서 화질이 개선되기만 하면 디지털이 승리할 거라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디지털 사진의 가장 큰 문제는 그게 실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진들이 사라지고 있어요.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사진의 양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죠. 더 이상 가족 앨범은 없고 인화된 사진도 없어요. 손으로 만지거나 흔들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제야 사람들은 그런 경험을 그리워하기 시작했지요. (...) 우리가 직면한..
커피와 담배를 읽고: 무인도에 혼자 가야 한다면 커피와 담배도 가져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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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로 살아가며 중독에 빠진다. 그것이 일상 생활에 미치는 정도에 따라 경증 중독, 중증 중독이라 나뉘는데(참고로 방금 내가 만들어 본 분류다), 폭넓게 보자면 커피나 담배, 술이나 게임 등이 경증 중독에 도박이나 마약 등이 중증 중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중독은 사실 중독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닌 듯 하다. 중독에 대한 사회적 판단을 차치하고 본다면, 이러한 선택은 마치 방 안에 닫혀 있던 창문을 여는 행동과 유사해 보인다. 그렇게 잠시나마 환기를 하며 다른 세계로 떠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경증 중독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커피와 담배는 나름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며 각성 효과를 준다는 점에서, 삶의 활력소 같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핀..
자기 앞의 생을 읽고: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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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아자르가 쓴 《자기 앞의 생》은 참 오랜 기간에 걸쳐 읽었다. 석 달쯤 걸렸나? 요즘 책을 많이 보지 못한탓도 있을 것이지만, 글쎄. 그러지 않았으면 싶은, 소설의 결말이 어느 순간부터 짐작되었기 때문이었을까? 소설에는 모모라는 10살짜리 꼬마가 나온다. 나중에는 자신의 나이가 14살인 걸 알지만 말이다. 그건 모모가 정신이 이상한 친구여서라기 보다는, 자신의 제대로된 나이를 알 수 없는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모모의 엄마는 매춘을 하는 여자였는데, 아빠로 추정되는 어떤 미친 남자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그렇게 엄마의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모모는 ‘그렇고 그런’ 아이들을 떠맡는 로자라는 아줌마 아래에서 자란다. 로자 아줌마는 이제 할머니에 가까운 나이였는데, 그녀도 젊었을 땐 매춘을 하며 생계를..
의미와 재미: 커피와 담배를 읽고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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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와 재미는 종종 반대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어떤 일은 의미는 있지만 재미는 없고, 의미는 없지만 재밌는 일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의미와 재미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이를 바라보는 시야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 개념이다. 초등학생 시절, 나는 딱지 치기를 좋아했다. 당시 초딩들 사이에서는 복도를 한 가득 관중들로 메운 시끌벅적한 딱지 치기 대회가 열리곤 했다. 당시엔 좋은 딱지를 뽑아보겠다고 여러 문방구를 전전하고, 집에 와서도 딱지 생각만 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그때의 딱지 치기는 별다른 의미가 없어 보이는 일일 수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딱지를 잘 치는 일이 그 어떤 일보다 의미있고, 또 재미있는 일이었다. 결국 의미와 재미는 '시간 속의 상대적' 개념인 것이다. 오늘날 의미는 종종 '..
관계의 무게 : 커피와 담배를 읽고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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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각각의 기쁨을 지닌 같은 무게의 담배 스무 개비가 들어있는 담뱃값처럼, 그가 애인과의 관계만큼 나만의 관계도 비슷한 무게로 대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대립되거나 비교될 수 없는 각각이 유일무이한 사랑들, 스무 개비의 담배 같은 사랑들, 그런 망상을 끝도 없이 했지만 결국 나만 고통스러울 뿐이었다.’ 정은 중 관계의 무게는 담배의 무게와 같다. 나는 비흡연자지만, 모든 담배가 저마다의 ‘기쁨의 무게’를 가지고 있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할 수 있다. 그것은 마치 좋아하는 누군가가 전해주는 서로 다른 ‘기쁨의 결’ 같은 것이다. 관계도 마찬가지다. 당사자들은 변함이 없지만, 관계의 무게는 시시각각 달라진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떤 마음으로, 왜 하느냐에 따라서 말이다. 담뱃값 안의 담배 한 개비들이..
커피의 효용 : 커피와 담배를 읽고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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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이던 20대. 매일 같이 카페에 가곤 했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기도 했지만, 공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카페에서 주는 스탬프들을 하나씩 모아가며, 다달이 골드 멤버가 되어 있을 줄은 몰랐다. 대학을 졸업하고, 독립을 하여, 큼직한 창가로 따뜻한 햇살이 스며드는 카페의 문을 처음 열었을 때만 해도 말이다. 커피는 달았고, 인생은 썼다. 취업을 위해 많은 자기 소개서를 쓰고 면접을 봤지만, 결국에는 번번한 불합격 소식으로 애가 달았다. 그럴 때면 모자를 눌러 쓰고서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오곤 했고, 다달이 나가는 커피 값에 이마저도 사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커피의 효용은 카페인이 주는 각성 효과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커피는 언제나 곁에 머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했다. 인생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