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에 봤던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Trade with confidence.'라는 문구였다. 나는 늘, 두려운 마음으로 트레이딩을 해왔다. 시장 앞에서 항상 겸손하려고 했고, 매번 내가 잡은 포지션이 잘못되지는 않았을까 의심하고 또 의심했다.
그래서 항상 겁이났다. 적게는 몇천 만원에서 많게는 몇백 억의 포지션도 잡아보면서, 항상 '잘못되면 어떻게 하지?' 걱정했던 것 같다.
'Trade with confidence.'
잘못되었다면 손절을 치고 나오면 된다. 그게 잘 안 된다면 로스를 걸면 되는 것이고. '자신감을 갖고 거래하라'는 말은 리스크를 관리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리스크를 관리하면 되니까, 자신감 있게 진입해.'
지난 몇 년 간 시장에서 과분한 수익을 얻었다. 몇 번이고 이제는 그만 졸업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아직은 좋은 기회들이 많이 보여 남아 있다.
많은 걸 느꼈다. 황홀하고도 더럽고, 또 무엇보다도 깨끗한 시장 속에서.
처음엔 내가 하는 일을 누군가가 100% 이해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시도도 해봤다. 헛수고였다. 그들은 단지, 자신의 세상 속에서 어렴풋이 내 세상을 가늠해볼 수 있을 뿐이었다.
5년 가까이 매일 시장을 모니터링하며 차트를 봤다. 아버지를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솔직히 말한 적 없지만,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충분한 보상을 얻었다. 자유, 그토록 바라던 '경제적 자유'가 이제 내 손 안에 있다.
앞으로는 더이상 누군가에게 애써 증명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무언가를 애써 설득하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나의 길을 더 잘 가기 위해 더 집중하고, 이를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쓸 것이다.
한 때는 가까운 지인이었지만 이제는 너무도 멀어진 이들. 너무도 달라진 우리 삶의 결. 그것이 조금 애석하기도 하지만, 어쩌랴. 우리의 결이 같지 않다고 해서, 애써 접점을 찾을 필요는 없다.
이제는 조금 더 자신감 있게 트레이딩을 하려고 한다. 성과가 나쁘지 않다. 바뀐 건 나의 마음 뿐인데, 정말 많은 것들이 다르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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