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8 우다이푸르에서 보는 멋진 일출
새벽 네시 반 기상. 우다이푸르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일어났다. 그렇게 머리에 물만 살짝 적시고, 고양이 세수를 하고 프라카시와 길을 나섰다. 문제는 호스텔 대문이 닫혀 있었다는 것. 어쩔 수 없이 직원을 깨워 나갔다.
우다이푸르에서 일출을 보러 가기로 했던 곳은 원래 바디 호수(Badi Lake) 옆의 사잔가르 몬순 궁전(Sajjangarh Monsoon Palace)이었지만, 가기 전에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들른 로컬 레스토랑 아저씨가 다른 곳(Shri Manshapurna Karni Mata Temple)을 추천해줬다. 결론적으로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바디 호수와 사잔가르는 일몰에 더 적합한 곳이었기 때문!
약 40분 가량의 산책과 짧은 등반 이후 우다이푸르 전체가 내다보이는 멋진 일출을 볼 수 있었다. 뜨는 해를 보는 건 언제나 새로운 경험이다. 저 지평 너머에 무언가 있다는 것, 언제나 어둠을 뚫고 기어코 아침이 밝아온다는 것. 그리고 이 모든 일은 내가 어쩔 수 없는 하나의 섭리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는 아침이었다.
D+21 우다이푸르에서 보내는 소소한 하루
오후 한 시쯤이 되어 밥을 먹으러 나왔다. 자주 가던 오믈렛 가게에 갔는데, 고프로를 들고 갔더니 사장님께서 잘 찍어 달라 하셨다. 거리에 있는 식탁에 앉아 오믈렛을 먹고 있는데, 한 한국 현지 거주민을 만났다. 뉴델리에서 사업을 하시고, 우다이푸르에 집까지 있는 분이셨다. 여행을 무척 좋아하셨는데, 10여년 전에 숱한 어려움(?)을 모두 견디고 현재는 성공적으로 현지에 정착하신 분이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중소 기업청에서 일하셨다는데, 해외에서 머물 생각이 있다면 언제나 사업 기회가 있으니 잘 살펴보라고 하셨다. 해외 정착까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조금 더 마음을 열고, 가능성을 염두에 둘 일이었다.
밥을 먹고는 라씨를 한 잔 마시고, 시티 팰리스를 구경했다. 팰리스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커피도 한 잔 마셨는데, 잔돈으로 자꾸 찢어진 돈을 (두 번이나) 줬다. 자꾸 괜찮다는데, 구멍난 100루피는 어디서라도 문제 삼을 수 있는 것이었고, 그래서 분명 안 괜찮은 걸 알았기에 결국 새 지폐로 바꿔냈다.
시티 팰리스를 나와서는 정처 없이 걷다가 어느 티베트 마켓을 지나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나와 유사하게 생긴 (아마도) 티베트인들을 만났다. 상인들의 순수한 미소와 눈빛을 보고 있자니, 당장에 인도를 떠나 티베트로 가고 싶었다.
벌써 인도 여행을 시작한지도 3주가 지났다. 이제 뭄바이로 내려간다. 구자라트로 떠난 프라카시와 뭄바이에서 재회한 다음 아잔타, 엘로라에서 캠핑을 도전해 보려 한다. 고아부터는 혼자서 여행을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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