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바꾸는 방법은 3가지 뿐이다.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 이 3가지 방법이 아니면 인간은 바뀌지 않는다. '새로운 결심을 하는 것'은 가장 무의미한 행위다. - 오마에 겐이치 <난문쾌답> 중"
다짐은 보통 무의미하다. 다짐은 그 자체로 만족을 주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게 놓고 보면 다짐이라는 건 사실 '행동'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상상적 만족'을 위한 것이라 보는 편이 더 타당해 보인다. 실제로 다짐만으로는 아무 것도 변화시킬 수가 없으며, 변화를 위해서는 다짐이 아닌 계획이 필요하고, 계획의 실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다짐에는 타인과의 약속과는 다르게 구속력이나 책임감도 존재하지 않기 마련이다.
앞에서 언급한 오마에 겐이치의 말은 다짐의 무의미함을 잘 간파하고 있다. 그의 말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다짐이 현실화 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다짐을 하는 나와 그런 나를 결정 짓는 나를 둘러싼 환경이 조금도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변화한다는 건, 일순간 다르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여 다른 삶의 습관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변화를 원한다면, 변화를 위한 변화를 줘야 한다. 최후의 변화는 최초의 변화들이 모여야 비로소 실현되는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오마에 겐이치의 말을 따라 '시간을 달리 쓰고, 사는 곳을 바꾸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은 '진짜로 변화를 원하는가?'하는 질문이다. 우리가 진짜 변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정말로 변하게 되어 있다. 그건 '시크릿' 같은 마법 같은 주문의 결과 때문이 아니라, 변화를 원하는 이들은 어떻게든 방법을 찾으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새해 다짐이 지켜지지 못하는 이유와, 위기의 순간이 닥쳐야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하는 것은 이와 같은 맥락에 있다.
많은 경우 다짐은 무의미하다. 다짐은 진짜 변화를 원하지 않는 이들의 우아한 핑계가 되기도 한다. 다짐을 실천할 기회가 있음에도 이를 번번이 흘려보내고 있다면, 그러한 다짐은 그럴싸 해보이는 목표에 대한 맹목적인 동경과 과시는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물론, 진짜로 변화를 원하다는 전제 하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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